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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이용한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카테고리 없음 2025. 8. 13. 16:22
서론
지구의 생태계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 삼림 벌채, 농약 사용, 도시 확장, 기후 변화는 서식지 파괴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가속화했다. 이 과정에서 곤충 개체 수와 종 다양성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한 그룹의 생물 손실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 기능 저하로 직결된다. 곤충은 수분 매개자, 유기물 분해자, 먹이사슬의 중간 연결자로서, 생태계 복원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곤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파괴된 서식지를 회복하고,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재구축하는 연구와 시범 사업이 전 세계에서 시도되고 있다.
1. 수분 곤충을 통한 식물 복원
벌, 나비, 딱정벌레 등 수분 곤충은 식물의 번식과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일부 황폐화된 지역에서는 꽃가루 매개 곤충이 거의 사라져, 자생 식물의 씨앗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런 경우, 인공적으로 사육한 토종 벌을 방사하거나, 나비 유충 서식지를 조성해 식물의 번식률을 회복시키는 전략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유럽의 일부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꿀벌보다 특정 식물과 더 높은 상호작용을 보이는 ‘야생 호박벌(Bombus spp.)’을 도입해, 2년 만에 토착 식물 종 다양성을 40% 이상 회복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식물 복원뿐 아니라, 식물군집의 안정성을 높여 장기적인 생태계 건강성을 보장한다.
2. 분해 곤충을 통한 토양 건강 회복
토양 생태계는 곤충, 미생물, 식물 뿌리의 상호작용으로 유지된다. 쇠똥구리, 딱정벌레, 흰개미와 같은 분해 곤충은 유기물을 분해하고, 이를 토양에 혼합해 비옥도를 높인다. 사막화가 진행된 지역이나 오염된 토양에서도 특정 분해 곤충은 초기 복원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남미의 한 광산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곤충이 가축 분뇨를 빠르게 토양에 통합시켜, 3년 만에 식물 피복률을 20%에서 70%로 회복시켰다. 이러한 곤충 기반 토양 회복은 화학 비료 투입을 줄이고, 토양 미생물 군집의 자연스러운 재형성을 촉진한다.
3. 해충·병원체 제어를 통한 생물 다양성 유지
파괴된 생태계는 종종 특정 해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불균형 상태를 보인다. 이를 방치하면, 남은 식물과 동물 종이 추가 피해를 입고 복원 속도가 느려진다. 이때 천적 곤충을 도입해 해충 개체 수를 조절하는 생물학적 방제 전략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 일부 논 습지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잠자리와 무당벌레를 도입해 벼를 갉아먹는 해충 밀도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이렇게 해충 개체 수가 안정되면, 원래 그 지역에 존재하던 다양한 식물과 동물 종이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4. 도시 생태계 복원과 곤충 서식지 네트워크
도시는 열섬 현상, 대기 오염, 서식지 단절 등으로 곤충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최근 도시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건물 옥상 정원, 수직 녹지, 도심 하천변을 곤충 서식지로 재설계하고 있다. 특히 서로 떨어진 녹지를 ‘곤충 이동 회랑’으로 연결하면,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과 싱가포르 일부 지역에서는 도심 내 벌·나비 서식처를 연결한 결과, 5년 만에 수분 곤충 종 수가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도시에서도 곤충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며 생태계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
곤충을 활용한 생태계 복원은 단순한 종 보전 활동이 아니라, 생태계 기능 회복과 서비스 재건을 목표로 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수분 곤충은 식물 복원을 촉진하고, 분해 곤충은 토양 건강을 되살리며, 천적 곤충은 해충 균형을 유지한다. 또한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곤충 서식지 네트워크는 장기적인 생물 다양성 보전에 기여한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원격 감시 기술을 활용해 곤충 개체군의 변화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복원 계획을 설계하는 체계가 보편화될 것이다. 곤충은 작지만, 인류가 파괴한 생태계를 되살릴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