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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활용한 기후변화 완화 전략카테고리 없음 2025. 8. 14. 10:32
서론
기후변화는 인류 문명이 직면한 가장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위협이다. 대기 온도 상승, 강수 패턴 변화, 해수면 상승, 생물종 분포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 공중보건, 경제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탄소 배출 감소나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생태계 기반의 기후변화 완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곤충은 서식지와 인간 사회 전반에서 탄소 순환, 토양 비옥화, 생태계 복원, 대체 단백질 공급이라는 네 가지 축을 통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1. 곤충을 통한 토양 탄소 저장 증대
토양은 지구상 최대의 탄소 저장소 중 하나다. 그러나 무분별한 농경지 개간과 화학 비료 사용은 토양 유기물 함량을 감소시켜 탄소 방출을 가속화한다. 곤충, 특히 흰개미·쇠똥구리·딱정벌레는 유기물을 토양 깊숙이 매립하고, 이를 미생물 분해 과정과 결합시켜 탄소를 장기적으로 고정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쇠똥구리 서식지가 보존된 지역은 인근 농경지보다 토양 유기탄소 함량이 평균 12%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곤충 활동은 화학적 탄소 포집 기술에 비해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부작용이 적은 자연 기반 솔루션이다.
2. 곤충 단백질을 통한 탄소 발자국 저감
육류 생산은 메탄과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 중 하나다. 소·돼지·닭 생산 과정은 사료 재배, 가축 사육, 도축, 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반면 곤충 단백질은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기존 축산 대비 최대 99% 적고, 물과 사료 사용량도 훨씬 적다. 귀뚜라미·메뚜기·거저리 유충 등은 단백질 함량이 60~70%에 달하며, 필수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하다. 만약 인류 단백질 소비량의 25%만 곤충 단백질로 대체해도, 전 세계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1억 톤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3. 곤충을 활용한 식물 복원과 탄소 흡수
곤충은 기후변화로 손상된 서식지의 식물 복원에도 기여한다. 수분 곤충이 사라지면 식물 번식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탄소 흡수 능력 감소로 이어진다. 반대로 수분 곤충 개체 수를 회복시키면, 산림·초원·습지의 식물 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광합성 효율이 높아진다. 남미 열대우림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토종 벌 방사 후 5년간 나무 식재 생존율이 30% 이상 증가했고, 탄소 고정량도 기존 대비 15% 늘어났다. 곤충을 이용한 식물 복원은 단순한 생태계 회복이 아니라 탄소 흡수량 증대라는 기후변화 완화 효과를 낳는다.
4. 곤충 기반 폐기물 처리와 메탄 감축
전 세계 음식물 쓰레기는 매년 약 13억 톤에 달하며, 매립 시 메탄이 다량 발생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28배 강력한 온실가스다. 블랙 솔저 플라이 유충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술은 폐기물을 단백질·비료로 전환해 메탄 발생을 거의 차단한다. 이 과정은 처리 속도가 빠르고, 대규모 인프라 없이도 운영 가능해 저개발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곤충 부산물(프라스)은 토양 개량제 역할을 하여, 농경지의 탄소 흡수 능력을 추가로 향상시킨다.
결론
곤충은 크기는 작지만,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토양 탄소 저장, 대체 단백질 생산, 식물 복원, 폐기물 메탄 감축 등 네 가지 축은 서로 연결되어 종합적인 탄소 저감 효과를 만든다. 향후 기후정책에 곤충 기반 솔루션이 포함된다면, 우리는 단순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아니라, 생태계 회복과 자원 순환이 결합된 장기적 기후 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미래는 반드시 거대한 기술만이 아니라, 미세한 곤충의 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달려 있다.